야구 영화 아니었어?
19번째 남자라는 제목만 들어서는 야구영화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반대로 포스터를 봐도 야구와는 큰 상관이 없어 보인다.
단지 야구선수들을 소재로 했고, 꼴찌팀이지만 더럼 불즈의 승리 담도 어느 정도 포커스가 맞춰져 있기 때문에 야구영화인 거처럼 보인다. 하지만 영화에 대해서 소개하는 포스터에서 조차 야구에 대한 소개는 소박하다. 즉, 감독이 내세우고 싶었던 이 영화의 소재는 야구가 아니라는 의미다.
영화를 보고나면 알게 된다. 이 영화의 주제는 남녀 간의 사랑이야기이고 인생 이야기라는 것을..
사실 사랑이야기도 많이 포함되어 있지만, 사랑을 포함한 인생 이야기라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직업으로서는 다소 수명이 짧은 선수라는 직업...그중에서도 야구 선수라는 직업... 그 속에서 가정을 이루지도 못 했고, 선수로서 인정도 못 받았고, 모아둔 돈도 없고, 나이도 많은 은퇴를 앞둔 사람의 이야기다. 게다가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도 아닌, 살날은 아직 많은 중년 초입에 있는 남자와 중년의 여자 이야기다.
그 중년의 초입에 있는 여자도 그 남자와 같다. 직업만 다를뿐이지 모아둔 돈도 없고, 젊은 나이가 아니라 남자들에게서는 매력이 떨어진다. 사실, 영화 속에서는 자유연애를 하다 보니 남자들이 잠시 즐기려고 좋아할 뿐이지 그녀에게 진지하게 정착하려고 접근하는 남자는 없다. 또 그녀도 그런 남자들과 쉽게 즐길 뿐이다. 어찌 보면 30대 후반 40대 초반의 나이에서 결혼 상대로는 정말 매력 없는 두 남녀다. 경제적 능력, 직업, 나이 등 결혼상대로서 피해야 할 세 가지를 모두 두루두루 갖췄다.
스마트한 여자는 어떤 남자와 연애할까?
수잔 서랜든은 팀로빈슨을 이번 시즌의 연애 상대로 찍는다. 팀 로빈스은 나이 많은 여자이지만 나름 섹시하면서 즐기다(?) 헤어지기 편한 수잔이 싫지 않다. 게다가 야구에 대해서는 이론적인 면에서는 수잔이 훨씬 앞서 있다. 그래서인지 팀 로빈스은 나름 잘 따르면서 수잔의 야구에 대한 조언을 무시하지는 않는다. 이런 수잔에 대해서 나름 호감을 가지는 케빈 코스트너는 수잔에게 멍청한 팀 로빈스 보다는 자신과 사귀자로 말한다. 그것도 팀 로빈스 앞에서 말한다. 이미 그때는 케빈 코스트너가 팀 로빈스의 전담 코치인 것을 서로 알고 있는 상태이지만 케빈도 그런 말을 하는 것을 미안해하지도 않고, 팀도 케빈과 싸운다. 어차피 둘 다 1년 뒤면 보지 않을 상대다. 수잔은 한 시즌에는 한 남자와만 사귄다는 의리 있는 나름의 규칙을 내세우며, 이번 시즌은 팀과 사귀고 다음 시즌엔 케빈과 사귀겠다고 선언한다. 뭐 이런 계획적인 연애가 있나 싶다. 다음 시즌엔 팀이 싫어질 계획이라는 말이고, 케빈은 다음 시즌에 좋아질 계획이라는 말인지... 하여튼 케빈은 수잔이 똑똑하고 현명한, 이성적인 여자라고 생각했는데 어이없는 제안을 하자 말대꾸도 안 하고 나가 버린다.
그녀 주변을 어슬렁 거리며 기회를 엿본다.
수잔이 이번 시즌은 팀과 만나겠다고 했지만 케빈은 그녀를 포기하지 않는다. 어차피 오래 갈 사이는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수잔과 케빈은 동전 넣고 하는 야구 타격장에서 서로의 연애 철학에 대해서 염탐한다. 상대방을 서로 이해하는 과정이라고 할까? 수잔과 케빈은 서로 설전을 벌이듯 밀당을 하며, 케빈은 수잔에게 말한다. "당신같이 똑똑한 여자가 멍청한 그 녀석과 만나는 이유는 하나다. 당신은 당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남자를 원하고 있는 것이지, 사랑하는 남자를 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똑똑한 여자들은 자신의 사회적 지위가 남자들과 동등한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똑같아지지 않기 때문에 남녀 관계에서 만이라도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남자를 원한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남자는 대부분 멍청이들이다. 그래서 당신 나 말고 팀을 선택한 것이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영화상에서 케빈은 야구선수들 중에서 유일하게 휴식을 하면서 책을 보는 남자로 나온다. 운동선수는 육체적인 활동을 많이 하기 때문에, 휴식 시간에는 그냥 아무것도 안 하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케빈은 휴식으로 독서를 하는 야구선수로 나온다. 그만큼 자신의 철학이 뚜렷하고,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도 잘하고 남이 마음대로 갖고 놀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그는 수잔만큼 똑똑한 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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